0biglife.

[자율주행] 점유 예측(Occupancy) — 박스로 안 잡히는 세상을 다루는 법

자율주행/인지

· 2026-07-20

[자율주행] 점유 예측(Occupancy) — 박스로 안 잡히는 세상을 다루는 법

3D 객체 검출은 강력하지만 한 가지 근본적 한계가 있다. 아는 것만 잡는다. 차·사람·자전거처럼 학습한 클래스는 박스로 치지만, 도로에 떨어진 적재물, 뒤집힌 카트, 공사장 자재, 처음 보는 형상 앞에서는 "해당 클래스 없음"으로 흘려버릴 수 있다.

그런데 운전에서 정작 무서운 건 이런 롱테일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거기에 부피가 있으면 박아선 안 된다. 이 '무엇인지 몰라도 피해야 함'을 다루는 것이 점유(occupancy) 다.

분류에서 부피로

점유의 발상은 단순하다. 세상을 BEV 또는 3D 격자의 작은 칸(voxel) 으로 나누고, 각 칸에 대해 묻는다. "여기에 무언가 차 있는가(occupied), 비어 있는가(free)?"

이 질문에는 '클래스'가 필요 없다. 그래서 학습한 물체가 아니어도, 형상만 있으면 점유로 잡힌다. 검출이 "이것은 차다" 라면, 점유는 "여기에 무언가 있다" 다. 전자는 의미를, 후자는 주행 가능 공간(free space) 을 준다.

점유 격자에서 점유 네트워크로

점유 격자(occupancy grid) 자체는 로보틱스의 오래된 개념이다. 라이다 광선이 통과한 칸은 비었고, 부딪힌 칸은 찼다고 확률적으로 채운다. 고전적이고 견고하지만, 순간의 센서에만 의존하고 가려진 뒤는 모른다.

최근 자율주행이 쓰는 것은 점유 네트워크(occupancy network) 다. 여러 카메라·라이다를 BEV/3D 특징으로 모아, 신경망이 격자 전체의 점유를 한 번에 추론한다. 여기엔 몇 가지가 함께 얹힌다.

  • 점유(occupancy) — 각 복셀이 찼는가.
  • 의미(semantics) — 찼다면 대략 무엇인가(차·건물·식생·일반 장애물…). 몰라도 되지만, 알면 더 좋다.
  • 흐름(flow) — 그 복셀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동적/정적 구분).

특히 신경망은 가려진 영역을 추론(completion) 할 수 있다. 앞차에 가린 뒤를 형상 사전지식으로 메워, 순간 센서보다 촘촘한 세계를 만든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맥락에서 대중화한 점유 네트워크(occupancy network) 가 이 방향이다. (2019년 3D 복원 논문 'Occupancy Networks'와는 이름만 같은 별개의 흐름이다.)

성능은 보통 복셀 단위 mIoU(클래스별 IoU 평균)로 재고, 흐름까지 내는 모델은 occupancy-flow 오차를 함께 본다 — "얼마나 정확히 찼다/비었다를 맞히고, 그게 어디로 가는지까지 맞혔는가".

검출과 점유는 경쟁이 아니라 보완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다.

  • 검출 — 아는 물체를 정확한 박스·속도·클래스로. 추적·예측에 유리.
  • 점유 — 모르는 것을 포함한 일반 장애물과 자유 공간을. 안전의 하한선.

그래서 현대 스택은 둘 다 돌린다. 검출이 놓친 롱테일을 점유가 받치고, 점유가 흐릿한 개체를 검출이 또렷하게 만든다. UniAD처럼 검출·차선·점유·예측을 하나의 BEV 위에 통합하는 흐름도 여기서 나온다.

4D 점유 — 시간까지

점유는 공간(3D)에서 시간(4D)으로 확장 중이다. 지금 찬 칸만이 아니라 곧 찰 칸을 예측하면, 안 보이는 미래 위험까지 계획에 넣을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점유는 궤적 예측과 만난다 — 개별 물체의 궤적 대신, 공간 전체의 '점유 흐름'을 예측하는 셈이다.

대가: 무거움

점유의 대가는 비용이다. 격자를 촘촘히 할수록 복셀 수가 세제곱으로 늘어 메모리·연산이 폭증한다. 그래서 실무는 희소 표현(빈 공간을 건너뜀), 거리에 따른 가변 해상도, BEV로의 높이 압축 같은 기법으로 균형을 잡는다. "얼마나 촘촘하게, 얼마나 멀리 볼 것인가"는 곧 계산 예산과의 협상이다.

데이터 엔지니어의 시선

점유의 정답 데이터는 대개 라이다 축적으로 만든다. 여러 프레임의 점을 에고 모션으로 정합해 쌓으면 촘촘한 점유가 나오고, 이를 복셀로 구워 정답으로 쓴다. 즉 점유 라벨은 사람이 일일이 그리기보다 파이프라인이 생성하는 성격이 강하다 — 그만큼 캘리브레이션과 시간 정합의 품질이 라벨 품질을 그대로 결정한다.

정리

  • 검출은 '아는 물체'만 잡는다. 점유는 클래스를 몰라도 부피가 있으면 잡아 롱테일과 자유 공간을 다룬다.
  • 고전 점유 격자에서, 가림을 추론하고 의미·흐름을 함께 내는 점유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 검출과 점유는 경쟁이 아니라 보완이며, 최근엔 하나의 BEV 위에 통합된다.
  • 지금을 넘어 미래 점유를 예측하는 4D 점유로 확장 중이고, 비용(메모리·연산)이 핵심 제약이다.

부피를 알았으니, 이제 그것들이 어디로 갈지를 물을 차례다. 다음 글은 궤적 예측(Trajectory)이다.

Index

분류에서 부피로점유 격자에서 점유 네트워크로검출과 점유는 경쟁이 아니라 보완4D 점유 — 시간까지대가: 무거움데이터 엔지니어의 시선정리